1. 방사선육종의 정의

생명체는 자체 유전자 정보전달 과정의 착오나 자연방사선 등 환경의 영향에 의해 유전자의 구조가 달라져 자연적으로 변이가 발생하며, 생물진화의 한 요인이다. 그런데, 자연 돌연변이는 오랜 시간에 걸쳐 아주 낮은 빈도로 일어나기 때문에 육종에 이용하기는 어렵다. 그러므로 돌연변이를 잘 일으키는 방사선이나 화학물질을 인위적으로 처리하여 돌연변이 발생 빈도를 높여 그 후대에서 발생하는 유용한 변이체(mutant)를 선발하여 육성하는 것을 돌연변이육종(mutation breeding)라 하고, 방사선을 이용한 경우를 방사선육종(radiation breeding)이라고 한다.

2. 방사선육종의 역사

  • 국외
    1928년 Lewis Stadler가 엑스선이 식물체에 돌연변이를 일으킨 다는 것을 최초로 보고한 이후, 방사선육종 연구는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발전하였다. 1960년대 초에는 IAEA(세계원자력위원회)와 UN 산하 FAO(세계식량농업기구)에 의해 방사선이용 농업분야의 국제협력연구를 지원하는 공동 프로그램 “Joint FAO-IAEA Programme of Nuclear Techniques in Food and Agriculture” 에 의해 전담 사무국 및 연구소가 오스트리아에 설립됨에 따라 세계적으로 활성화되게 되었다. 그동안 전세계적으로 많은 농작물의 돌연변이 품종이 개발되어 생산 및 이용되고 있는데, 2016년 기준으로 FAO/IAEA 돌연변이 품종 데이터베이스(http://mvgs.iaea.org)에 등록된 돌연변이 품종만도 세계 68개국, 220식물종에 3,200개가 넘는다. 돌연변이육종 품종에는 벼, 밀, 콩 등 식량작물과 화훼류의 비중이 많고, 과수류, 채소류 및 유지 작물 등 다양하다. 방사선육종에 이용되는 방사선원에는 초기에는 엑스선, 1960년대 이후에는 감마선을 위주로 일부 중성자나 전자빔이 이용되고 있다. 일본에서는 1990년대 이후 고 LET(Liner Energy Transfer) 방사선인 이온빔이 돌연변이유발 효과가 높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대형가속기에서 나오는 중이온빔이 육종에 많이 이용되고 있다. 최근 방사선육종 연구는 공적인 전담연구소를 운영하는 일본, 중국, 인도, 동남아 및 남미 국가에서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미국 및 유럽은 1980년대 이후 종자연구의 민영화로 민간업체에서 품종 개발에 적용하고 있으며, 기능유전체 연구의 중요 소재로 활용하고 있다.
  • 국내
    국내의 방사선육종 연구는 1962년 원자력연구소내에 방사선생물학연구실이 설치되면서 태동하였고, 방사선의 농업적 이용 분야를 연구하는 종합연구소로 방사선농학연구소가 1966년도에 원자력청 산하에 설립됨에 따라 본격화라게 되었다. 당시에는 우리나라의 농학 및 육종 연구가 기반을 갖추지 않았기 때문에 방사선이용 기술이 첨단 연구로 인식되어 한 때 연구 붐이 일기도 하였다. 1970년대 초반 교배육종에 의해 통일계 벼 품종이 개발되고, 박정희 대통령의 강력한 식량증산 및 농업연구 일원화 정책에 따라 1973년 방사선농학연구소가 한국원자력연구소로 통폐합되면서, 방사선의 실용화연구가 농촌진흥청으로 이관되었다. 그러나, 그 이후 원자력연구소 및 농촌진흥청에서 방사선의 농학적 연구를 등한시하여 연구개발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원자력연구소에서는 1980년대에는 방사선농학 연구관련 전담 조직이 없어지기도 하여서 동남아 국가보다도 방사선육종의 수준이 뒤떨이지게 되었다. 2000년대 들어 방사선 연구 및 산업 증진을 위해 정읍에 첨단방사선연구소를 설립되고, 국산 종자 및 유전자원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방사선육종에 대해서도 관심이 높아지게 되었다. 특히, 농식품부의 지원으로 2013년 방사선육종연구센터가 설립을 계기로 국내 산학연 기관 및 민간육종가들이 방사선육종 기술을 신품종 개발에 많이 이용되게 되었다. 따라서, 최근 방사선육종에 의한 품종 개발 실적도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3. 방사선(돌연변이) 육종 기술의 장점

  • 돌연변이육종 기술은 1-2개 형질(유전자)의 개량에 유리하여, 기존 유망 품종의 단점 형질을 개량하는데 뛰어나다. 이러한, 특성은 1-2개의 외부 유전자를 주입하는 유전자변형(GMO) 육종기술과 유사한 육종 효과를 낼 수 있다.
  • 일년생, 영년생, 종자번식, 영양번식 등 다양한 식물에 적용이 가능하고, 종자, 삽수체, 조직배양체, 꽃가루, 식물체 등 다양한 식물재료에 적용이 가능하다. 따라서, 교배육종이 불가능한 작물도 돌연변이육종이 가능한 경우가 있다. 그리고, 유전자원이 빈약한 자생식물, 외국도입 식물 등의 품종 개발에 유리하고, 육종소재(유전자원)의 확대에 기여한다.
  • 교잡 및 유전자변형 육종기술 등과 비교하여 육종에 소요되는 시간과 경비가 적게 드는 장점이 있다.
  • 돌연변이체는 신규 유전자의 탐색 및 유전자의 기능을 밝히는 기능유전체 연구를 위한 중요한 유전자원 소재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 전세계적인 80여년간의 개발 활용으로 돌연변이 품종의 식품 및 환경 위해성 측면에서의 안전성을 확보하고 있다. 품종등록시에도 교배육종 품종과 같이 안전성 평가가 불필요하다.

4. 방사선육종의 필요성

  • 21세기는 생명공학이 눈부시게 발전하는 한편 국가간 및 기업간에 치열한 종자 및 유전자원 확보 경쟁시대가 될 것이며, 방사선(돌연변이) 육종은 국신 신품종의 조기 개발 및 실용화에 기여할 것 입니다. 특히, 종자 로열티 강화 추세에 대응하여 외국 도입 품종에 의존하고 있는 화훼, 관상, 과수 및 기능성 특약용 작물의 국산 품종 개발이 시급한 실정인데, 이러한 작물 신품종 개발에 돌연변이육종 기술이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 주요 식물의 유전자 염기서열이 밝혀짐에 따라 유전자의 기능을 밝히는 기능유전체(functional genomics) 연구 소재용의 돌연변이 유전자원의 수요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어, 방사선육종 기술로 대량의 유용 변이체를 창출할 필요성이 있다.

5. 방사선육종에 대한 일반적인 오해

  • 유전자변형작물(GMO)과의 차이
    많은 사람들이 방사선 돌연변이 품종하면 요즘에 나오는 유전자변형생물 (GMO; Genetically Modified Organism)과 혼동한다. GMO를 만드는 유전자변형 혹은 형질전환 육종이란 다른 종(species)의 하나 또는 몇 개의 유전자를 생명공학적인 방법으로 추출해 식물의 유전체에 넣어 변이체를 만드는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기술로는 자연 상태에서는 불가능한 동물이나 미생물의 유전자를 식물에 도입할 수도 있다. 다른 종의 유전자를 인위적으로 도입하는 것이기 때문에 안전성 논란이 있어, 품종을 등록하거나 이용하려면 안전성 검사 등 많은 제한이 따른다. 방사선육종은 방사선을 처리해 식물체 자체의 일부 유전자 변이를 이용하기 때문에 생명공학적인 방법으로 다른 종의 유전자를 도입하는 GMO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 방사선 잔류에 대한 오해
    일부 사람들은 방사선조사 식물체나 육종 품종에 방사선이 잔류하지 않을까 걱정하기도 한다. 방사선육종에 이용되는 엑스선, 감마선, 전자빔 및 이온빔 등은 투과력이 뛰어난 일종의 에너지로 쪼일 때만 에너지가 통과하면서 세포내의 유전체에 영향을 주어 돌연변이를 유발하는 것이지 생체에 잔류하는 특성이 없다. 사람이 병원에 가서 엑스선을 찍어도 몸속에 방사선이나 방사성물질(방사능)이 남아 있지 않은 것과 같은 원리이다. 1928년에 엑스선이 식물체에서 돌연변이를 일으킨다는 것이 밝혀진 이래 80여년 넘게 세계적으로 방사선 돌연변이 품종이 많이 개발돼 널리 재배 이용되고 있다.
  • 돌연변이는 열성유전자만 발현시켜 쓸모가 없다는 의견
    일부는 맞고, 일부는 틀린 말이다. 돌연변이원을 처리해서 유발시키는 돌연변이는 DNA 가닥을 절단시키거나 유전자 염기 서열 일부를 변화시키는데, 유전자의 결실 효과에 의한 열성유전자의 발현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식물에서 열성유전자는 유전 양식의 하나로 우성이 열성보다 좋다는 뜻이 아니다. 식물 육종상에서 인간에게 유용한 많은 형질들이 열성유전자의 관여에 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키가 작아 바람에 잘 안 쓰러지면서 수량성이 높은 단간(왜성) 작물, 꽃이나 잎 색깔의 변화하여 관상가치가 증대된 꽃이나 관상수, 기능성 특이 성분이 증대되거나 병저항성 강화된 작물에서는 이러한 형태나 기능 변화에 열성유전자가 많이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즉, 인간의 경제적 관점에서 보면 열성유전자가 관여하는 형질도 중요한 육종 목표가 되는 것이다.
  • 돌연변이 육종기술은 한물간 옛날 기술이라는 의견
    돌연변이 육종기술은 교배육종과 같이 전통 육종방법의 하나로 관련 기술의 발달과 함께 새롭게 발전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중이온가속기를 이용한 중이온빔 육종기술이 신품종 및 유전자원 개발에 많은 성과를 내고 있다. 또한, 중국에서는 우주선을 이용한 우주 육종이 거국적으로 추진되고 있는데, 이러한 기술들도 돌연변이 육종의 새로운 발전 형태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돌연변이 육종 기술도 첨단 생명공학기술과의 융합을 통하여 육종 효율도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고, 돌연변이체를 대상으로 하는 유전자 탐색기술도 거듭 새롭게 발전하고 있다.